고등학교 영어 수업에서 양성평등 교육을 실행하기(부산과학고 김민지 선생님)
고등학교 영어 수업에서 양성평등 교육을 실행하기부산과학고등학교 김민지 저는 특수목적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업 속에서 양성평등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1학기와 2학기 총 2회에 걸쳐 과정중심 수행평가를 기획하고 진행하였습니다. 1학기에는 가정주부의 역할을 중심으로 양성평등적 관점에서 직업인을 인터뷰하여 영어로 인터뷰집을 만드는 수행평가를 진행했고, 2학기에는 교과서에 나온 여성 발명가의 전기를 읽고 조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과학자를 1명 발굴하여, 생애, 업적, 역경, 오늘날 미친 영향에 대해 영어로 발표하는 수행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각각의 과정과 저의 소감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1. 양성평등 관점에서 직업인 인터뷰 하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녹음 및 텍스트 변환 프로그램인 클로바노트를 사용하여 주변의 직업인을 인터뷰하여 내용을 영어로 작문하여 인터뷰집을 만드는 과정중심 수행평가 활동입니다. 특히 학생들의 어머니 중 대다수가 가정 주부임을 감안하여 양성평등적 시선으로 가정 주부의 직업세계를 알아보는 것을 통해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것을 이 프로젝트의 목표로 정하였습니다. 직업을 가진 성인을 인터뷰 함으로서 여러 가지 직업 세계를 알 수 있으며, 특히 학생들이 가정 주부 등의 여성의 직업 중 직업적 성취가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의 세계와 고충을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인터뷰 질문을 만들고 짝과 함께 모의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으며 인터뷰 내용을 영어로 요약하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맥락에서 영어 문장을 작성할 수 있고, 내용을 요약하는 능력을 배양 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하면서 제가 느낀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양성평등 관점으로 본 주부라는 직업을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 중 20퍼센트 정도가 주부인 어머니를 인터뷰이로 정해서 인터뷰를 진행했고, 인터뷰집의 직업적 성취에 대한 부분을 공들여서 작성하였습니다. 주부의 직업적 성취나 장점으로는 ‘프리랜서처럼 시간을 본인이 구성하여 사용할수 있다.’, ‘자식 교육에 큰 힘을 쏟을 수 있다.’, ‘자식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다.’, ‘그 외의 시간에 부업 등을 할수 있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으며, 주부의 고충 또한 생생하게 그렸습니다. 둘째는, 교사 본인이 이 활동을 준비하면서 본인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버지나 어머니를 인터뷰이로 정해 인터뷰를 하였는데 아마도 저와 비슷한 생각과 느낌을 가졌을 것입니다. 아버지나 어머니의 어린 시절을 인터뷰하면서 조부모의 삶과 역사, 더 나아가 한국의 근현대사와 연결된 서사를 알게 되고, 부모님의 삶을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각 학생 당 부모님을 인터뷰 하는 데에 평균 2~3시간 정도의 시간이 들었는데 이렇게 2~3시간씩 부모님의 삶에 대해 오롯이 듣는 시간이 많지 않았을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2. 여성과학자 발굴하여 발표하기 교과서 본문에 나온 여성 발명가 Hedy Lamarr의 전기를 읽고,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과학자를 발굴하고 생애, 업적, 어려웠던 점, 현대 생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찾아보고 요약하여 조별로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과정중심 수행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평소에 과학 분야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과학자 혹은 발명가를 재조명하는 기회를 삼아 미래의 과학 학도로서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해 보았습니다. 수업을 하면서 느꼈던 소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역경(Struggle) 부분을 맡은 학생들이 여성 과학자들이 받았던 차별을 잘 조사하였으며 발표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구조적인 차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외국의 과학자를 조사하였고 영어로 발표하는 과제여서 그런지 학생들이 양성평등 이슈에 대한 부담이 조금 덜 한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어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주제로 발표를 할 때, 성평등 주제에 대해 백래쉬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영어로 발표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한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둘째, 과학 분야 진로 희망 학생이 많은 학교에서 과학자의 삶을 알아봄으로서 자신의 방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양성평등한 교실을 만들어나가는 『교사 성인지UP 인문 동아리』 교사 전진
Q1.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남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 전진입니다. 현재는 5학년 영어전담교사로, 작년까지는 담임으로서 범교과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성인지교육을 실천했습니다. 교대생 때부터 양성평등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독서 모임을 만들거나 강연을 들으러 다녔는데,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되니 감개무량하네요. Q2. 평소 양성평등교육에 큰 관심을 가지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성평등교육』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 전반의 혐오 문제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교사가 해야 하는 교육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양성평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죠. 양성평등교육에 한해서는 대학 수업과 교생 실습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서, 다른 지역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사례를 참고했습니다. 아웃박스, 초등성평등교육연구회 선생님들의 활동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3. 교사 동아리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어떤 활동을 하는 동아리인가요? 다른 형태로 모인지는 꽤 되었지만 ‘교사 성인지UP 인문 동아리’는 2년째입니다. 다양한 학교급 교사들이 모여 성인지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책을 선정 및 토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활동을 합니다. 올해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 <능력주의와 페미니즘>, <아픈 몸, 무대에 서다> 등을 읽고 전쟁과 여성, 능력주의, 질병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토론 과정에서 생각을 확장하고 관점을 바꾸며 생활을 성찰하게 됩니다. 자연스레 제 교사로서의 정체성에도 영향을 주며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는 걸 경험했어요. Q4.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얻은 힌트나 개념으로 수업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동아리에서 쌓은 이론적 지식은 양성평등 수업을 더욱 체계적으로, 다양하게 기획할 힘이 됩니다. 수업의 형태는 다양해요. ‘양성평등’ 그 자체를 가르치는 게 목적인 직접적인 수업이 있는가 하면, ‘이야기 요약하기’나 ‘통계 해석하기’ 등 다른 학습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양성평등적 관점으로 텍스트를 선택하고 진행하는 수업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정관념을 깨는 여성 주인공이 나오는 이야기를 요약하거나,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 그래프’를 보고 이를 해석할 때 능력주의도 언급하는 수업을 구성할 수도 있겠죠. 동아리에서 읽은 책은 활동 구상에 영감을 주기도 하고, 수업 중 보충 설명이나 피드백 시 큰 도움이 됩니다. 한편, 학생들에게는 수업 외의 시간이 더 중요하기도 합니다. 생활 속에서 교사가 어떤 어휘를 선택하는지, 차별적인 농담에 어떻게 반응하고 위계적 갈등의 양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학생들의 시각도 달라집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면 학기초와는 확실히 다른 학급 분위기를 느끼곤 합니다. 요컨대 특정 수업 한 두 개가 아니라 모든 수업에, 모든 대화 속에서 양성평등교육을 실천하는 중입니다. Q5. 많은 선생님들이 동아리 형태의 학습 공동체를 해보고 싶어 하시는 듯합니다. 동아리 활동의 장점과 어려운 점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가장 큰 장점은 ‘연결성’입니다. 같은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과정에서 생각이 확장되고, 각자 다른 환경에 적용할 방법을 함께 고민합니다. 차별과 혐오에 대한 감수성이 발달할수록 스스로가 고립되지 않고 소진되지 않도록 공동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문제의식을 공유한 사람들과 연대하고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안정감을 찾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길도 모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슈가 매일매일 바뀌고 고민할 것이 끊임없이 생기는 사회에서 정기적인 모임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활동의 어려운 점으로는 개인 시간을 쪼개어 만난다는 점 말고는 없었습니다. 그마저도 장점이 다 덮어버리지만요!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과 만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Q1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현재 부산수영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7년차 교사 손나리입니다.Q2 학교에서 양성평등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성평등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는 무엇입니까?처음 발령을 받고 나서는 양성평등교육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진 못했습니다. 가정 교과의 가족 단원에서 양성평등을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 3년 차에 한 남학생이 ‘이미 기득권이 남성에게 있다면, 왜 남자가 양성평등을 배우고 실천해야 하느냐’라고 질문을 하더라구요. 남자가 기존에 가졌던 특권을 왜 내려놔야 하냐는 거죠. 그 질문이 양성평등 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는 화두가 됐습니다. 이미 학생들은 미디어를 통해서 첨예한 의견 대립과 인식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설명만으로는 제대로 된 양성평등 교육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고, 학교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청소년의 성인지 감수성에 맞는 재밌는 양성평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Q3 현재 양성평등중점학교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주요 프로그램 소개를 부탁드립니다.저희는 우선 학생 주도로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양성평등중점학교를 운영하기 전에 운영 사례집을 읽어봤는데, 교육과정과 연계한 교육활동 프로그램(주로 수업)이 많았어요. 그래서 교육과정과 연계하되 학생이 주도하는 양성평등중점학교를 운영해 보고자 하였고, 양성평등 자율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수요 조사한 후 실행하였습니다. 양성평등 포토부스, 양성평등 급훈 공모전, 양성평등 양심우산 만들기, 양성평등 문화체험활동(영화제, 전시회 관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중 양성평등 포토부스와 양성평등 양심우산이 반응이 좋았습니다. ‘양성평등 포토부스’는 양성평등 표어가 들어간 인생 네 컷을 찍고, 한 장은 본인이 가지고 한 장은 실천 서약서에 붙이며 다짐을 적어 학교에 전시하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양성평등 양심우산’은 4명씩 조를 짜서 양성평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양심우산을 제작하여 학교에 비치해두었습니다. 학교 양심우산 이용률이 높다 보니 우산을 쓰면서 양성평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아 올해도 진행할 계획입니다.Q4 최근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지만 많은 분이 정확한 뜻을 모르시는 듯합니다. 교사의 시각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성인지 감수성이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아직 없지만 대체로 성별 간의 차이로 인한 차이로 인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차별과 유·불리함 또는 불균형을 인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넓게는 성평등 의식과 실천 의지 그리고 성 인지력까지의 성 인지적 관점을 모두 포함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러한 성인지 감수성이 낮은 상태로 성인이 된다면 기존에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성차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상태로 어른이 되어 기존에 사회에 만연한 여러 가지 성차별 현상들에 대해 불편을 느끼고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Q5 전반적인 학교 양성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요?수학, 과학 같은 경우 학년이 올라가면 난이도가 올라가니까 학교에서 실시하는 양성평등 교육도 더 세분화되어 있으면 좋겠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외부 콘텐츠에는 세분화된 게 있지만) 앞으로 교육부, 교육청에서 제작하는 교재, 자료에 학생들의 성 가치관 발달 시기나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한 다양한 자료가 배포되면 좋을 것 같아요.Q6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양성평등교육이란 어떤 것일까요?10년 전의 양성평등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와 지금의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전혀 다르듯이 지금 하는 양성평등 교육은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의 양성평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아이들이 형성해가고 있는 양성평등 가치관이 미래의 양성평등일 테니까요.그래서 지금 현재의 양성평등을 가르치기보단, 앞으로 이 아이들이 만들어갈 양성평등을 고민해 보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강의식 위주의 양성평등 교육보단 학생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게 하는 양성평등 교육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양성평등 교육인 것 같습니다. Q7 부산광역시교육청에서 앞으로 성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제언을 부탁드립니다.성인식 개선 교육을 열정을 가지고 진행해주고 계신데, 성인지 개선 교육 선도교사나 컨설팅도 함께 지원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8 학교에서 양성평등교육을 진행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인가요?아무래도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비율이 낮다 보니 성차별에 대한 사례를 보여줘도 나와는 먼 얘기라고 느낄 때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Q9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어떤 경우에도 차별 받지 않고 존중 받아야 할 사람이 바로 자신이란 사실을 깨닫고 타인도 존중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 얘들아♡Q10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입니까?아이들의 건강한 성 가치관 형성을 돕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활동하는 선생님과 함께 교사 연구회를 만들어 앞으로 더 열심히 양성평등 교육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Q1.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평입니다. Q2. 서울대학교 법대,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성폭력에 맞서는 활동가로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저의 선택은 제 주변 여성들의 삶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살면서 경험해 왔던, 만났던그리고 함께했던 그 많은 여성의 삶을 고민하면서, 쉽게 말하면 우리 가족의 삶부터 고민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우리 사회, 바로 내 주변의 여성들이 이렇게 살아가야만 했을까 하는 질문이 그 중심에 있죠. Q3. 중요한 질문인데 그 답은 찾으셨는지요? - 그에 대한 원인을 알기 위해서 여러 가지 공부를 찾아서 하다 보니, 여성학, 페미니즘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성의 삶을 위협하는 것 중에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일까에 대해서 고민하던 끝에 성폭력,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의 의미와 무게에 도달할 수 있었고요. 성폭력이 여성들의 안전이나 삶의 만족도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를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결국 성폭력을 없앨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성평등한 문화 만들기, 더 많은 이들이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는 답을 얻었습니다. 폭력 문제는 ‘권력의 차이로부터 시작하니까요. 제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좀 더 성평등한 사회가 된다면 권력의 불균형으로 인해 생기는 폭력들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성별에 따른 불평등한 요소들을 감지해내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회의 구성원들이 두루 성인지 감수성을 갖출 때 세상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요? Q4. 남성으로서 성인지나 성폭력 예방과 관련해 활동하시면서 소감이 있다면? - 제가 남성으로서 이 일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사실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 불평등한 권력, 성별에 따른 힘의 차이가 엄존하는 현실 속에서 활동하다 보면, 어쨌든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남성의 목소리가 조금 더 들을 만한 이야기로 평가되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남성이란 이유로 제 이야기가 조금 더 신뢰가 가는 목소리로 평가되는 현실을 가끔 접하게 되거든요. 그럴 때마다 제가 이런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여성이 좀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은 아닐까 오히려 이런 고민이 있습니다. 그런 점 말고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에는 어떤 어려움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어떤 성별이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언제든지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화자의 성별이 무엇인가가 영향을 줄 수는 없죠. Q5. 우리나라에 화장실과 관련된 불법 촬영 폭력이 많은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특히 아동 청소년과 관련해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걱정들이 많으시지요? 전문 기관들도 그 배경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제가 이런 종류의 폭력을 직접 대하면서 처음부터 느꼈던 것은 관련자들의 행동 양상에 피해와 가해가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구나 하는 것이었거든요. 분명히 불법 촬영이 범죄행위이고,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은 촬영은 잘못이란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카메라를 들이대고 다 찍고 있어요. 왜 그런지 물어보면 공통점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찍을 때 동의를 구했던 경험 자체가 없었던 거예요. 불법 촬영뿐만 아니라, SNS를 이용한 성폭력 사례들, 온라인 그루밍, 온라인 상에서 성적인 욕설을 하는 것 등이 거의 다 비슷한 맥락으로부터 나온 행동들이라고 생각합니다. Q6.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의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가 아닐까요? - 그렇죠. 저는 그들이 스스로 성적 자기 결정권을 가진 존재로서 온전하게 존중받은 경험을 갖지 못한 것에 주목하게 됩니다. 인권을 가진 존재로서 대접하고 대접받은 경험, 서로를 존귀한 존재로 인식하고 인식되는 경험을 갖지 못한 것이 발견되고는 합니다. 누군가 하루 아침에 예상하지 못한 폭력을 당했을 때, 그 폭력에 대해서 제대로 해석해 주는 사회가 없었던 것이죠. 그러다 보면, 그런 행위들을 차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도 행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스스로 성적인 존재로서 존중받는 경험을 어릴 때부터 하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어떤 성적인 부분도 존중하게 되는 선순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하루 아침에 모든 것들이 바뀌어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 고민하고 각자 자기가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해나가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닐까 합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성교육도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들이죠. Q7. 앞으로 계획은? - 똑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깊은 고민을 통해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그런 고민을 통해서 해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들과 청소년들이 직접 느끼고 있는 그들의 삶에서 나올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을 널리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고 싶습니다.
[나도 성인지 크리에이터!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이런 생활은 싫어!
by 고등학교 2학년 김아영
#4 나도 성인지 크리에이터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 교사 인터뷰
Q1.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십니까 부산국제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기술가정교사 이여진입니다. Q2. 『나도 성인지 크리에이터!』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그동안 저는 10여 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거 같아요. 그러다 문득 제 교직 생활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풋풋했던 10년 전의 저, 그리고 현재의 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저도 어느덧 변하고 있더라고요. 거울에 비추어진 모습을 보던 중, 교단 일기를 작성해보라고 조언해주셨던 은사님의 말씀이 떠올라 수업 사례를 바탕으로 글을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Q3. 양성평등과 관심을 두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요?‘라떼’ 이야기를 즐겨하면 나이가 들어가는 거라고 하던데요^^ 그래도 전 ‘그땐 그랬지’처럼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고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보는 라떼 이야기가 좋더라고요. 라떼만 해도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남학교, 여학교로 구분되었고 대중매체를 통해 남성은 이래야 하고, 여성은 이래야 한다는 성별에 따라 요구되는 사회상이 있었어요. 요즘은 남녀공학이 대부분이고 제가 자라던 때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수업 중, 학생들의 열린 인식 변화에 오히려 제가 깨우치고 감동을 받고 있어요. Q4. 『10년 전의 너, 현재의 나, 10년 뒤의 우리』로 경험과 생각을 진솔하고 담담히 담아내 감동을 준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글감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수업 시간을 배경으로 10년 전의 학생들과 현재 학생들의 성인지를 비교하며 작성해보았습니다. 성인지 고정관념을 가졌던 10년 전의 저를 되돌아보고, 양성평등을 바탕으로 성인지 감수성을 가꾸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저를 바라보며, 앞으로 10년 뒤의 변화에 대해 생각하면서 성인지 감수성을 발휘하는 시대를 향해 우리 모두 다 함께 한 걸음씩 걸어가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Q5. 오늘, 학교에서의 『양성평등』 문화와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정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해 주신다면?학교 교육과정을 반영한 교육활동 시수를 보면 양성평등 교육이 학생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실시를 하도록 되어있는데 보통 창의적 체험활동 특강으로 이루어지거든요. 오랜 시간 저도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머물러 있었던 것처럼 인식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니깐요. 교육활동의 시수 확대뿐만 아니라 교과 간 융합을 통해서도 양성평등에 대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양성평등 문화가 어느 순간 정착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Q6. 양성평등과 관련된 수업을 진행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어떤 것들일까요?자칫 잘못하면 특정 성별의 우월주의로 치우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에 무엇보다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요. 어느 한쪽 성별에서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용어를 사용하는 데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거 같습니다. Q7. 양성평등교육과 관련해 현장에서 느끼는 학생들의 요구 사항은?학생들은 이미 성별에 따라 약자가 되거나 차별의 대상이 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성별의 차이를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인 변화에 발을 맞춰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양성평등교육과 관련하여 실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와 요즘 트렌드를 연관 지어 다루어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학생 때 했던 생각보다 현재 우리 학생들은 훨씬 생각이 깊고 어른스럽답니다. Q8. 양성평등교육이 교육 현장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저희 어릴 때, 대중매체나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답습되어 시간이 지났음에도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고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지난 10여 년을 걸어오며, 굳게 닫혀있던 인식이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것보다 오히려 학생들로부터 깨우치고 배운 게 더 많아서인 거 같아요. 교육 현장에서 양성평등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학생들이 20대, 30대가 되었을 때 양성평등 사회의 주축이 되어있지 않을까요? Q9.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신 사례?‘선생님 수업이 재밌어서 기술가정 시간이 기다려져요’라는 말을 들으면, 고맙고 더욱 다양한 수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제게 원동력이 되어준답니다. 졸업한 제자들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잊지 않고 안부 연락을 해주거나,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도 알아봐 주고 반갑게 인사 건네주는 제자들이 있어 보람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Q10. 앞으로 계획은?자라나는 나무가 물과 양분을 빠르게 흡수하듯이 학생들은 교사의 인식과 수업 중 사용하는 용어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성인지 감수성과 학생들을 이어주는 중간자 역할로서 성별에 대한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도록 수업 시간에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모티콘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학부모 크리에이터팀 '사이다' 인터뷰
Q1.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저는 부산여성회라는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는 회원이자 고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둔 학부모 김정아라고 합니다. 사이다팀은 저와 주민숙, 김성옥이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Q2. 학부모 세 분이 팀을 이루신 것이 흥미롭습니다. 학부모 독서 동아리가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평소 양성평등 관련 스터디를 함께 하셨나요?네, 아무래도 여성단체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평소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이나 관련 책을 보고 서로 토론도 하고 여성과 아동을 위한 안전문제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Q3. 현재 팀을 만들게 된 과정이 재미있을 듯합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저희 세명 모두 부산여성회 회원들입니다. 매년 여성아동안전사업으로 마을지기 활동을 했었는데 시설과 환경의 안전을 넘어 근본적인 성평등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일상의 안전이 찾아 온다는 것을 갈수록 더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본부에서 ‘성평등 발(견하고)전(파하고)소(리치자)사업을 하게 되었고 여러 활동 중 성평등 이모티콘 만들기가 있어 강좌를 수강하고, 팀을 구성하여 직접 이모티콘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강좌수강 뿐만 아니라 여러번의 회의와 논의를 거쳤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 그림을 담당하는 사람, 포토샵을 담당하는 사람으로 각자의 역할을 나누어 서로 의견을 조율하며 완성했습니다.Q4. 학부모님의 시각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양성평등 문화가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성평등 문화를 교육받고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서로의 차이를 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더욱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Q5. 선녀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고 간단한 멘트도 재미있습니다. 작품 컨셉을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저희는 일상에서의 성차별적인 문제를 짚어주는 이모티콘을 만들 때 어떤 캐릭터가 설득력이 있으면서 재미도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마침 『선녀는 참지 않았다』라는 책이 생각이 났습니다. 전래동화 속 성차별적 요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였습니다. 이 책에서 영감을 얻어 캐릭터를 선녀로 해 보자고 했고 아무래도 젊은 선녀보다는 그림책 『장수탕선녀님』처럼 선녀할머니가 좀 더 친근감이 있고 독특할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성차별적인 상황이나 가부장적인 문화에 대해 따끔하게 할 말은 하는 선녀할머니 캐릭터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Q6. 이모티콘 제작에 평소에도 관심이 있으셨는지요? 동기를 알고 싶습니다.평소에 이모티콘을 상품화 되어 있는 것을 사용해보기만 했지, 직접 제작할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모티콘을 평소 사용하면서 불편한 문장이나 그림을 볼 때면 폭력적이지 않고 성평등한 이모티콘은 없을까하는 생각은 했었습니다. 그런 차에 올해 성평등 발전소 활동에서 이모티콘 강좌를 듣고 도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모티콘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Q7. 양성평등을 위해 어떤 사회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유아기 자녀부터 성인 모두에게 전방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가부장적인 문화가 아직 많은 부분에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단시간에 변화되기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또 지속적으로 미디어, 학교 교육, 성인 교양 등이 이루어진다면 성평등지수도 높아지겠지요.Q8. 자녀들에게 양성평등과 관련해 어떻게 교육하고 계십니까?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인가요?함께 관련 영상을 보고 얘기를 나누거나 TV를 보다가 성차별적인 요소를 찾아 보기도 하고 페미니즘책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정에서 해 주는 부모의 교육은 커갈수록 한계가 느껴집니다. 시간적으로도 같이 있기가 힘들고 또래의 문화와 미디어에서 받는 영향이 더 큰 것 같아 사회전반적으로,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크게 느낍니다.Q9. 학부모로서 성인지 관점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교사들도 성장기 동안 성인지, 성평등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이 부분에 대해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이 올바른 관점이 서 있어야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교육 되어 질 것입니다.Q10. 자녀들에게 양성평등과 관련해 직접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요즘 성평등이라는 말을 하면 역차별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이제는 평등하지 않냐? 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아직 우리 사회는 성차별적인 문화가 많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차별을 극복하고 줄이려는 노력은 결국은 성역할이라는 한 성에게 주어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발전적인 방향이 될 것입니다.Q11.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입니까?이모티콘, 웹툰 등 대중적으로 확산 될 수 있는 콘텐츠도 고민 해 보고 마을에서 책모임등 많은 사람들이 성평등의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노력 할 것입니다.
중학교 주제선택프로그램 성인지 교재 ‘다시만나 성인지’ 저자 교사 인터뷰 강은수 부산시교육청 학교생활교육과 성인식개선반 전문관 기획/저작 변해린 안락중학교 교사 저작(보건)안현지 재송여자중학교 저작(국어)이지애 하단중학교 교사 저작(보건)장소담 양동여자중학교 교사 저작(보건)최선여 경남중학교 교사 저작(보건) (가나다 순) Q1.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전체) 안녕하세요. 저희는 중학교 자유학년제 주제선택 프로그램 중 성인지 프로그램 ‘다·시·만·나 성인지 감수성’을 쓴 강은수, 장소담, 변해린, 이지애, 최선여, 안현지입니다. 시교육청 학교생활교육과에서 전문관으로 일하고 있는 강은수를 제외하면, 모두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이번 성인지 감수성 교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Q2. 교사로 일하게 된 계기(장소담) 2016년도, 대학교 4학년 때 문현여자중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했었는데요. 그때 그 기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병원 실습과는 또 다른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보건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Q3. 성인지 개선을 위해 수행한 일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변해린) 관련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당연히 올해 진행된 「다·시·만·나 성인지 감수성」 교재 만들기에 참여한 것입니다. 이러한 발행 과정을 통해서 성교육에 대한 보다 확장된 경험을 하게 되었고 또 책이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Q4. 성인지 감수성의 의미(이지애) 성인지 감수성의 의미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스스로 가장 많이 고민했었던 부분인 거 같아요. 그 고민의 결론은, 저는 그냥 간단하게 양성평등의 시각에서 일상생활에서 성별 차이로 인한 차별과 불균형을 감지해내는 민감성이란 사전적 정의가 성인지 감수성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의미라고 생각했습니다. Q5. 성인지 감수성과 관련된 책을 쓰게된 동기는?(최선여) 저는 그동안 성교육 연구회에서 활동하면서 성과 관련된 수업을 만들어 왔는데요. 연구회 회장님께서 저의 성교육과 관련된 역량 발달에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을 해 주셔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Q6. 성인식 개선과 관련된 수업을 만들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변해린) 성인지 감수성과 관련된 수업을 할 때 고려할 사항으로는 가장 먼저 교사 자신, 수업을 진행할 교사 자신의 성가치관과 태도를 먼저 확인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업을 진행하면서 나의 성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례를 제공해주고 학습자가 그 속에서 자신의 지식을 구성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 주고 교육과정이 잘 진행되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7. 성교육과 관련해 현장에서 느끼는 학생들의 요구 사항은? (이지애) 작년까지 매년 학생들에게 어떤 성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는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에 맞는 성교육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이 여전히 과거의 관점이나 가치관의 맞춰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어요. 저 또한 이 부분에 동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교육 관련된 내용을 준비할 때 항상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현재 학생들은 어떤 것들을 경험하는지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하고 수업 자료를 준비하게 되는 거 같아요. Q8. 성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장소담) 성교육은 하나의 인성교육으로 받아들여질 수가 있습니다. 훌륭한 성인으로 자유로운 민주주의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책임감을 함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성교육 이라고 하면 임신이나 출산의 원리, 그리고 피임 등에 대한 과학적인 내용만 생각하시는데요. 물론 그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성교육의 기본 목적은 본인이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그리고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든 상대방을 인격으로서 아껴주고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이러한 교육을 통해 이타심과 인류애를 함양에서 앞으로 더 나은 사회,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Q9.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신 사례?(최선여) 올해 처음으로 보건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학생들과의 수업에서 얻는 보람과 에너지가 정말 큽니다. 아이들이 기존에는 접해보지 않았으면서, 동시에 현실적인 내용으로 수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오늘 준비한 내용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학생들의 수업을 듣는 눈이 평소보다 크면 큰 만족감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동력으로 수업을 계속 열심히 준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10. 앞으로 계획은? (강은수) 선생님들께서 중요한 언급을 많이 해주셨는데 앞으로의 성교육은 학생들의 삶, 생활,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참여형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입니다. 부산 성인지교육 웹진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고 계신데 앞으로도 더 좋은 내용으로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Q1.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가정에서 7세, 4세 남자 아이 둘의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오혜진입니다. Q2. 학부모님들이 모여 성인지에대해서 공부하시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부모 활동을 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입니까?할머니와 엄마를 제외하면 가족구성원이 모두 남자라서 아이들이 남성의 성역할에 익숙해지기 쉬운 환경인데, 저는 아이들이 성역할에 얽매이지 않도록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엄마가 이끄는 대로 잘 따라와 주고 있지만,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의 생각이 더 깊어지고 세상을 더 알게 되었을 때 아이들과 어떤 대화를 어떻게 나누어야 할까 하는 고민을 늘 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의 삶과 역할에 대한 독서 모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엄마인 나를 먼저 공부해보자 하는 마음에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3. 현재 진행하고 계신 학부모 모임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엄마’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보통 모성, 희생, 헌신, 눈물, 인내, 정성 이런 것들이 대부분이지요. 모임에서는 엄마에 대한 이런 고정적인 이미지를 내려놓고 엄마라서 말하지 못했던 것들, 여성의 몸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그 주체로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많은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굴욕 없는 출산』, 『엄마실격』, 『분노와 애정』 등의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Q4. 최근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지만 많은 분이 정확한 뜻을 모르시는 듯합니다. 학부모님의 시각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성인지 감수성이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이들이 성인지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으로 자란다는 것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성이 꼭 생물학적 성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나의 몸과 마음이 소중하듯 타인의 몸과 마음도 소중하고 함께 지켜야 한다는 것이 몸에 익은 사람들이 만드는 세상은 지금보다는 훨씬 안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그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지금의 어른들입니다. 어른들이 성인지 감수성을 예리하게 단련하지 못한다면 아이들의 미래 또한 지금보다 더 나아지리라 장담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Q5. 전반적인 학교 성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지금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는 성교육은 저희 세대가 받았던 성교육과는 많이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간혹 초등학생 자녀를 둔 친구가 아이가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 자료를 보여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을 때가 있는데요, 그 때 제가 느낀 것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발전했지만 아직 학교도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정확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구나 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의 목소리에 쉽게 흔들리게 되고, 제대로 된 교육보다 잡음 없는 교육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Q6.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성교육이란 어떤 것일까요? 요즘 아이들은 언제든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교육은 언제든지 아이들에게 외면을 받기 쉽습니다. 최소한 아이들의 호기심은 해소해줄 수 있는 성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7. 부산광역시교육청에서 앞으로 성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을 위한 성인식 개선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 학생들을 키워내는 학부모, 선생님, 교육관계자들의 성인식 개선 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이외에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인식 개선 교육도 함께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Q8. 자녀들에게 성과 관련해 어떻게 교육하고 계십니까?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인가요? 아직 아이들의 연령이 어려서 성과 관련한 교육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너의 몸과 마음이 소중하듯이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도 소중하기 때문에 함부로 해서는 안 되고 원하지 않는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Q9. 학부모로서 성인지 관점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선생님들이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습니다. 성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서 부끄러워하거나 어색해 하지 않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10. 성과 관련해 자녀들에게 직접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꼭 성에 국한된 메시지가 되지는 않을 테지만,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Q11.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입니까? 고전적인 엄마의 역할에 갇히지 않고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