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통해 배우는 양성평등(두루미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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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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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배우는 양성평등 두루미쌤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채널에서 여성 혐오 콘텐츠와 진행자의 여성혐오적인 발언에 아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여성 혐오 범죄가 반복되는 세상에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나는 아이들과 양성평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주제를 떠올리고 보니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양성평등은 중요해요"라고 말한다고 아이들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단순히 교과서적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았다. 고민 끝에 떠오른 방법이 바로 영화였다. 영화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서 감정을 공유하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강력한 매개체다. 영화 속 주인공이 겪는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시대적 맥락과 다양한 가치를 받아들일 수 있다. 영화를 활용한 수업은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핵심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특히, 성평등이라는 주제는 단순히 지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공감하고 일상에서 실천으로 이어져야 하는 중요한 가치다. 그렇기에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두 편의 영화를 선정해 수업을 준비했다. 첫 번째는 ‘에놀라 홈즈’를 통해 여성 참정권 운동의 역사를 배우고, 두 번째는 ‘인사이드 아웃’을 통해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과 타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법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에놀라 홈즈의 포스터를 보여주며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는데, 주인공의 당찬 모습에 많은 아이들이 흥미를 보였다. 포스터 곳곳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물건들과 등장인물의 표정에 아이들의 상상력이 발동했다. 이후 여성 참정권의 의미를 간단히 설명하며, 과거 여성들이 투표권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과 희생을 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를 함께 감상할 때는 여성 참정권과 관련된 장면을 놓치지 않도록 간단한 관찰 과제를 주었다. 영화 속 에놀라가 직접적인 문제 해결을 시도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장면들, 그리고 배경에 스며든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위한 투쟁의 흔적은 아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실제 여성 참정권 운동의 역사를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현실의 여성 운동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권리를 이루어냈는지 아이들은 깊이 감명받았다. 마지막 활동으로, 당시 여성 운동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보게 했는데, "당신 덕분에 제가 꿈을 꿀 수 있어요"라는 문장을 쓴 학생의 편지는 내 마음마저 뭉클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 수업 영화인 ‘인사이드 아웃2’는 다양성과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효과적인 영화다. 영화를 보기 전, 성별 고정관념에 대한 수업을 먼저 진행하였다. "남자아이들은 축구를 해야 하고, 여자아이들은 공주를 좋아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자신의 경험을 떠올렸다. 영화를 볼 때, 주인공이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도 긍정하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반응 속에서, 학생들은 성별 때문에 부정했던 자신의 특성을 긍정하려고 노력했다. 영화 감상 후에는 자신 안에 숨어 있는 다양한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며 좀 더 감상을 심화시켰다. "친구들은 싫어하지만, 저는 축구를 좋아해요." 라는 한 여학생의 말에서 자신에 대한 긍정적 발견이 느껴졌다. 이 두 번의 수업은 단순히 영화 감상에서 끝나지 않았다. 영화 속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고, 사회적 고정관념을 벗어나 자신과 타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영화라는 친숙한 도구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에 작은 씨앗을 심었으리라 믿는다. 그 씨앗이 자라나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길 바라며, 나는 오늘도 교실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