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나눈 성평등 이야기(쪼맹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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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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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나눈 성평등 이야기 쪼맹쌤 선생님으로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며 세상의 다양한 관점을 탐구하는 것은 참 보람된 일입니다. 특히, 성평등이라는 주제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이기도 해서 늘 더 신중하게 준비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4학년 아이들과 나눈 성평등 수업 세 가지를 소개하려고 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성과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이야기, 두 번째는 임산부의 날을 맞아 배려의 중요성을 생각해 본 수업, 마지막은 세계 소녀의 날을 맞아 언어 속 성차별을 들여다본 수업입니다. <건강한 성과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 어느 화창한 가을날, 성과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주제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아이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중 과학자는 누구일까요?” 아이들은 곧바로 손을 들고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과학자는 남자가 많으니까 1번일 것 같아요.”라는 대답이 나오자, 아이들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때 저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직업군의 이미지를 나눠주고 “이 직업은 누구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파일럿, 메이크업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요리사 등 다양한 직업이 담긴 이미지를 통해 아이들은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다음으로, 실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남성 간호사와 여성 소방관, 여성 야구선수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이 왜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공유했습니다. 아이들은 점차 “남자나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직업을 갖는 것은 이상해요.”라는 깨달음을 얻어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짝을 이루어 자신이 되고 싶은 미래의 직업을 이야기하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임산부의 날과 배려의 중요성>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임산부를 왜 배려해야 할까?”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임산부 배려석 사진을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이 자리는 왜 특별히 임산부를 위한 걸까요?” “임산부가 힘드니까요.”, “아기를 보호해야 하니까요.”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에게 임신이라는 과정이 얼마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실제 사례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저희 언니가 임신 중 겪었던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선생님 언니가 임신했을 때, 버스에서 자리가 없어서 서 있어야 했던 적이 있는데, 임산부 뱃지를 보고도 양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대.”라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크게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임신 초기에는 배가 나오지 않아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이 시기가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초기에는 태아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임산부의 몸이 큰 변화를 겪으며 피로와 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심할 수 있음을 듣고 아이들은 “그럼 초기에 더 조심해야겠네요.”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수업의 마지막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배려”를 주제로 아이들이 직접 실천할 방법을 적어보도록 했습니다. 한 아이는 “임산부석은 앉으면 안 되겠다.”라고 썼고, 또 다른 아이는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할게요.”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배려가 단순한 예의가 아닌, 서로를 돕는 중요한 행위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계 소녀의 날과 언어 속 성차별> 10월 11일 세계 소녀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언어 속 성차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수업은 “여자답다”와 “남자답다”라는 표현을 칠판에 적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여자답다”에는 “얌전하다, 부드럽다” 같은 단어가, “남자답다”에는 “용감하다, 강하다” 같은 단어가 쓰였습니다. 이를 보고 한 아이가 “그럼 여자는 용감할 수 없고, 남자는 얌전하면 안 되나요?”라고 묻자 교실 안은 금세 조용해졌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성차별적 표현이 담긴 동화책이나 광고 문구를 찾아보는 활동을 진행하며, 이러한 표현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깨닫게 했습니다. 예를 들어, “남자는 울면 안 돼”라는 말이 등장하는 동요 가사를 분석하며, 이 표현이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논의했습니다. 수업의 마지막에는 아이들이 직접 더 나은 표현으로 바꾸는 활동을 했습니다. 한 아이는 “여자답다”를 “다정하다”로, “남자답다”를 “책임감 있다”로 바꿔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를 통해 성평등한 언어 사용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마무리하며 이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아이들은 건강한 성 인식,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 그리고 언어 속 숨은 성차별을 인식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성평등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