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Diversity)과 포용(Inclusion)의 미술 감상 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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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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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Diversity)과 포용(Inclusion)의 미술 감상 수업 체리쌤 0. 들어가며 “메트로 폴리탄에 들어가려면 여성은 벗어야만 하는가?” 도발적인 질문의 포스터는 1989년 게릴라 걸스(Guerilla Girls)의 작품입니다. 당시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 현대 미술 부문에서 여성 미술가의 작품 비율은 단 5%. 유색 인종은 0%였습니다. 반면 누드 작품의 85%는 여성의 몸이었죠. 이를 포함한 미술계의 성차별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진 익명의 여성 미술가들이 ‘게릴라 걸스’이며, 아직까지도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떠오르는 미술가의 이름을 나열해 보십시오. 피카소, 고흐, 모네를 떠올리지 않으셨나요? 학생들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에서도 남성 미술가들의 작품이 훨씬 친숙하고, 학교에서도 더 많이 다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수업이 ‘여성 미술가 감상 수업’입니다. 두 가지 수업 사례, 니키 드 생팔과 쿠사마 야요이 수업을 소개하려 합니다. 1. 니키 드 생팔 – 나만의 자유로운 나나 만들기 먼저 니키 드 생팔의 생애에 대해 배웠습니다. 니키는 어린 시절 가정 내 학대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었고, 이 고통과 억압을 예술로 승화시켰습니다. 정신병원에서 미술치료를 하면서 예술가의 길에 들어섰는데요, 초기에 사용했던 ‘슈팅 페인팅’이라는 기법은 가부장제와 억압, 트라우마에 대한 저항을 나타냅니다. 다음으로, 여성의 신체를 긍정적으로 재해석하고 전통적인 여성성의 틀을 거부한 조각들 ‘나나 시리즈’를 감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표현되는 여성의 몸과 사뭇 다른 형태를 보며 학생들도 새로워하는 반응을 보였어요. 이어서 다양한 편견을 부수고자 하는 ‘나만의 나나 만들기’ 활동을 진행하며 각자가 평소에 느낀 편견에 대항하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비만이지만 운동을 잘하는 나나, 남자지만 잘 우는 나나, 남자보다 빨리 달리는 여자인 나나 등... 다양한 나나들을 패드나 색연필로 그리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 쿠사마 야요이 – 나만의 호박 꾸미기 할로윈 시즌에 맞추어 나만의 호박 꾸미기 활동을 할 때, 쿠사마 야요이 작품 감상을 활용했습니다. 먼저 마찬가지로 쿠사마 야요이의 생애에 대해 배웁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어린 시절부터 강압적이고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라며 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고 하죠. 몸 페인팅 퍼포먼스, 반전 운동 퍼포먼스, 거울 방 퍼포먼스 등 사회적 억압에 저항하는 작품들을 통해 기존의 성 편견과 규범을 깨뜨리는 사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정신병이 있어도 미술 활동을 자기표현과 치유의 도구로 활용한 작가의 강인함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예술이 단순히 예쁜 것만 그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상처와 두려움을 극복하기도 하는 표현 도구일 수 있다는 점이 아이들에게도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다양한 호박 꾸미기 활동으로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3. 맺으며 단위 수업 몇 번으로 학생들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 중 깨달은 점 하나가 학생들 마음에 씨앗이 되어, 보다 자유롭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힘이 되리라 믿습니다. 때로는 큰 위로를 얻어 기분 좋은 변화를 보이는 아이들도 발견합니다. 늘 이런 작은 희망에 기대어, 수업을 고민하는 중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함께 영감받을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