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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남자로 구분하는 데 어떤 의미가 있죠?(새결쌤)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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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남자로 구분하는 데 어떤 의미가 있죠?

 

새결쌤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아이들이 점점 성별로 나뉘어 서로를 배척하거나 경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을 잔소리가 심하다고 싫어하고, 여학생들은 남학생들을 철없다라고 미워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단순한 어린아이들의 투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성별 고정관념과 성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급에서 성평등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첫걸음은 아이들에게 성별 구분은 차별일 수 있다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성별이 아닌 개인의 특성과 노력을 인정하는 사례를 이야기하며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더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해하던 아이들이 점차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 위인들을 탐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아이들의 태도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학생들은 여성 교육 독립운동가인 차미리사, 투표권 투쟁을 했던 서프러제트 같은 사람들, 여성 인권 평화운동가인 김복동과 같은 인물들이 어려운 사회적 조건 속에서도 큰 업적을 이룬 이야기를 들으며 성별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깨달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학생들도 처음에는 여성 위인에 대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발표 자료를 준비하면서 많은 질문을 하고 의견을 나누며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또한, 성평등 교육의 일환으로 남학생들에게는 '맨박스'(남자는 강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틀), 여학생들에게는 '외모 코르셋'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압박)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한 여학생이 외모를 꾸미지 않으면 친구들에게 놀림당하는 게 싫었다라고 말했고, 한 남학생은 울면 약하다고 생각될까 봐 참은 적이 많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이 대화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사회적 성 역할이나 외모 강박을 스스로 부수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반은 다른 반들과 다르게 성별로 갈라져 싸우는 대신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팀을 이루어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은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다른 반에 비해 학급 내 갈등도 크게 줄었고, 다툼이 생기더라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아이들에게 성평등은 더 이상 교과서 속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들이 살아가는 일상에서 실천해야 할 중요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교육자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우리 6학년 1반은 성평등의 가치를 실천하는 멋진 교실로 만들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