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김효영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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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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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여성긴급전화1366 등 현장 일선에서 다양한 피해자들을 상담하는 동안 여성 피해자들이 종종 하였던 말이다. 이 말의 요지는 가해 행위자인 ‘남성’이 ‘여성’인 자신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 것이다. 폭력피해 유형과 주변 상황에 따라 그 표현과 정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피해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그러한 경향이 뚜렷하였다. 그럼 여성에게 피해를 당한 비슷한 연령의 남성의 반응은 어떨까? 아직까지 폭력피해 상담 건수 중 대다수가 여성이라 섣불리 재단하기는 어려우나, 남성피해자들은 오히려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부끄러워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남성이 여성에 비해 신체적으로 우월하다는 점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였음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양성평등과 성인지감수성으로 발빠르게 무장한 상담사에게 피해자들의 이런 반응은 우리 사회의 성인식에 대하여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생물학적인 성별의 구분에서 벗어나 젠더 개념이 확산되어 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몸캠피싱 등 디지털성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남성 피해자의 비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즉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이 사회적약자와 폭력피해자를 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아동·청소년인 경우 유치원·초·중·고의 공교육을 통해 양성평등과 성인지감수성에 대하여 접하고 있다. 그러나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에 밀려 학교 수업만으로는 충분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아동·청소년과 학부모들이 쉽게 접하고 재미있고 효과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통한 교육프로그램의 활성화가 더욱더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편 공교육이나 미디어를 통해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어린 세대와 달리 기존의 기성세대에게는 양성평등과 성인지감수성이란 것은 낯선 개념일 수도 있다. 어릴 때부터 오랜 시간 습득한 관념은 쉽게 바뀌지 않을뿐더러 우리 사회의 ‘여성’,‘남성’에 대한 성인식이 지나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그 속도를 따라가기 힘든 점도 문제이다. 따라서 아동·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기존 기성세대들의 양성평등교육도 서둘러 진행되어야 한다. ‘양성평등교육포털 공감’이 모든 세대를 아울러 성평등 인식의 확산과 양성평등 교육을 대표하는 미디어 매체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폭력피해자와 일차적으로 대면하는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촘촘히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