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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와 같이 초등학교 5학년 5차시 집중이수학년제용 성인지 워크북과 교수학습자료를 올려드립니다.
중학교 1학년용 5차시 성인지 워크북과 교수학습자료를 올려드립니다.
첨부와 같이 고등학교 1학년용 5차시 성인지 워크북과 교수학습자료를 올려드립니다.
배우 헤디 라마르의 생애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유럽의 명문가에서 태어나 오로지 배우가 되고자 하는 열정으로 영화계 와 연극계에 진출했고, 헐리우드의 배우로서 대단한 존재감을 가진 삶을 살았지만, 스스로의 가진 재능을 100% 펼치며 원하는 삶을 살아 가지는 못한 듯합니다. 당시의 헐리우드는, 아니 세상은 ‘땜장이 취미’를 가진, 과학기술 분야에 천재적인 재능을 드러내는 여성 배우에게 큰 관심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헤디 라마르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2018년, 할리우드로부터 터져 나와 전 세계로 퍼져나간 미투 운동이 오히려 너무 늦게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대단히 아름다운 외모를 타고난 배우였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그답게 이미 18세에 유럽 영화계에서 주연 의 자리를 차지합니다만, 감독은 그를 속여 현장에서 노출을 강요하고 찍지 않으면 위약금을 물게 하겠다고 협박했으며 심지어 망원 렌즈를 이용해 배우가 인식하지 못한 장면을 영화에 담았습니다. 영화의 현장감과 사실적인 연기를 찍는다는 명목으로 감독들이 여배우를 속이고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은 알려진 바 있지 만, 헤디 라마르의 사례를 보면 그 전형성에 다시 한번 분노하게 됩니다. ‘예술성’이란 폭력으로부터 시작되어서는 안 됩니다. 영화가 폭력 적인 장면을 묘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폭력이 가짜이고 연기라는 전제 아래에서만 가능할 것입니다.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헤디 라마르의 배우로서의 삶도 이처럼 성별에 대한 편견, 성별로 인한 한계, 성별에 대한 일방적인 폭력과의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그 가 지닌 다른 재능, 과학자로서의 재능 역시 당시의 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못했습니다. 현재 우리들에게 친숙한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의 무선 기술들은 대부분 헤디 라마르가 발명한 주파수 도약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 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데도 미국의 헐리우드에서 영화배우로서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는 상황에 불편함을 느끼고 이 기술을 만들어 특허를 내고 미해군에 전달했지만 여러 제약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1962년에 이르러서야 쿠바 사태를 통해 미군에서 기술이 활용 되고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가 미국발명가협회에 가입하려 했을 때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발명가로 가입하지 말고 홍보모델이 되어달라’는 협회의 답변을 들었다고 하지요. 헤디 라마르가 성취해낸 발명의 중요성, 효용보다는 그의 여성 배우로서의 정체성, 활용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 것입니다. 어쩌면 그의 발명품에 대해서는 애초 관심도 신뢰도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해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헤디 라마르의 사례는 그저 극히 작은 일부분입니다. 무엇의 일부분이었을까요? 과학의 역사에서 엄청난 성과를 내고도 결코 드러나지 못 했던, 심지어 성별을 이유로 과학자로서의 삶을 영위할 기회조차 박탈당했던 수많은 천재들의 한 작은 사례일 뿐이지요.
남성과 여성은 얼마나 다를까. 정말 남자 어린이들은 파란색을 좋아하고 여자 어린이들은 핑크를 좋아할까. 남자들은 논리적이고 여자들은 감성적일까. 남자들은 바깥에서 경제 활동을 해야 하고 여자들은 집안에서 가사를 돌봐야 할까. 굳이 과학적인, 문화 인류학적인 증거들을 찾아 나서지 않더라도, 이미 대부분 가정에서 부부가 함께 일해 가정 경제를 유지하고 성과 무관하게 경력을 쌓아 나가며 자아를 실현하는 지금, 이런 편견들은 상당수 무효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성별 고정관념은 여전히 잔재를 남긴 채 쉽게 사라지지 않고 변화된 제도들과 부딪히며 불협화음을 낳는다. 아직도 여전히 일터에서 성희롱 사안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중 상당수는 성별 고정관념과 관련된 것들이다. ‘예쁘다’, ‘날씬하다’ 같은 칭찬들이 왜 성희롱일까 반문하는 이들이 있다. ‘여성은 예뻐야 한다’는 성별 고정관념과 성적 대상화가 그 말의 맥락 안에 도사리고 있으며 그 맥락이 상대방을 불안하게 하거나 불쾌하게 만들었다면 성희롱이 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한 반문들이다. 성별 고정관념은 성차별의 근거가 되며 성차별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왜 우리 국회의 국회의원 중 여성 비율은 현저히 낮을까, 여성의 평균 임금은 왜 남성보다 낮을까. 기업의 여성 이사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공계 여성 인력 비율이 아직도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고등학교에 여학생 비율은 얼마나 될까. 여성다움, 남성다움의 틀을 벗고, 나다움, 사람다움을 추구할 때 좀 더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음을 많은 통계들이 증명한다. 이러한 생각이 공식적, 비공식적 제도로 자리잡을 때 우리 사회도 ‘사람으로서 소중한 너와 내가 두려움 없이 함께 살아가는 삶’에 조금 더 가까워질 것이다. 부산 성인지교육 웹진 2호를 만들며, 1950년 6월, 전쟁이 남긴 상흔을 들여다본다. 전쟁터는 성별 고정관념과 성적 대상화가 낳은 성폭력 범죄로 또 다른 비극이 벌어지는 현장이다. 전쟁의 생존자들, 그 삶의 에너지를 돌아보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을 다시 깨닫는다. 부산광역시교육청 성인식개선반 담당관 강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