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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관계 맺기, IMAGINE 성교육으로(장병순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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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202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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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관계 맺기, IMAGINE 성교육으로 ‘소년은 소년으로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르친 대로 자란다.’ 올해 교육현장을 뒤흔든 가장 큰 사건은 바로 딥페이크 성범죄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가해자 대부분이 10대 남자 청소년이었고, 놀란 여학생들은 sns 프로필 사진을 다 내렸고, 여선생님들은 졸업 사진을 안 찍겠다 결심하였습니다. 일상이 두려움으로 가득차고 학교는 서로를 믿을 수 없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을 사용해 타인의 이미지를 성적으로 조작하여 범죄의 도구로 사용한 배경에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경험되는 위계질서인 젠더권력이 작동하였습니다. 젠더권력을 이용한 범죄가 무너뜨린 학교 공동체를 회복하고, 인간에 대한 존중이 살아나는 세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우리는 교육자이며, 교육을 통해 답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을 타자화하지 않고 인간으로서 평등하고 존엄한 관계를 맺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유럽에서 건강한 남성성을 함양하도록 개발된 이매진 성교육은 안전하고 건강한 관계를 배울 수 있는 대안적 프로그램으로서 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이라 판단되어 2024 초등성교육 연구회에서 이를 적용한 수업을 구안하는 연구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IMAGINE 이매진은 Inspiring Male Action on gender equality in europe(유럽, 성평등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남성 행동)의 첫글자를 따서 구성한 이름입니다. 2016년에 유럽의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의 남성 NGO 단체가 모여 공동으로 개발한 성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이들은 이 세상의 폭력에 남성성이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바꾸려는 시도는 남성이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폭력은 힘없는 피해자가 막아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힘이 있는 자에게 예방의 책임이 있으니까요.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해서는 남성 청소년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으므로, 교육현장에서 폭력을 해결할 정의로운 동반자로서 남성청소년을 초대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매진 교육의 모토는 이것입니다. “소년은 소년으로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르친대로 자란다.” 이매진 프로그램에는 3분 인터뷰, 동의 걷기, 단어경주 게임, 동의 스펙트럼, 나도 조각가, 폭력의 탑, 조력자 되기 역할극, 우리들의 연대기 등 다양한 신체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경계와 동의를 연습하고 성별고정관념을 발견하고 젠더권력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몸으로 배우는 과정을 통해 안전한 관계를 만들고,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고, 편견을 깨닫고, 나만의 경험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웁니다. 몸으로 배우기 때문에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어 교사 대상 연수도 가능합니다. 2022년에 한국에 들여온 이매진 성교육의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청소년 기관이나 단체에서 이 교육을 이어가고 있지만, 교육청 연구회를 통해 공교육 현장에서 지도안을 개발하고 수업에 적용한 것은 부산이 처음입니다. 1학기 중에 초등성교육연구회 구성원들은 서울에 올라가서 원데이 워크샵을 받으며 교육의 취지와 방법을 익혔습니다. 이를 수업주제와 학습목표에 녹여 지도안 형식으로 제작했습니다. 각자가 구안한 수업 계획을 교차 검토하고 조언을 나누면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였습니다. 연구회 교사들은 2학기 공개수업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 동료교사에게 수업의 효과를 인정받았습니다. 11월 8일에는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교육한마당에서 초중등 보건교사 40여명을 초대하여 이매진 성교육을 소개하며 연수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배움을 얻어가면서 꼭 수업에 사용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습니다. 초등성교육연구회는 올해 연구회 활동을 통해 부산의 초등학교에 신체활동 중심의 이매진 성교육을 도입하고 초등학생 수준에 맞는 수업으로 정착시키는 불씨가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이 불씨가 타인에 대한 경계 존중과 동의 감각을 익히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관계맺기를 가능하게 하는 희망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